“정신 승리 안 한다” 사령탑도 감탄한 이정후, 실력과 인성 모두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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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승리 안 한다” 사령탑도 감탄한 이정후, 실력과 인성 모두 빛났다
KBO리그 MVP 출신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뛰어난 타격 능력은 물론 강한 승부욕과 책임감 있는 태도까지 인정받으며 현지의 찬사를 한몸에 받고 있다.
이정후는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애슬레틱스와의 홈경기에 5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시즌 5호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 1도루를 기록했다. 세 차례 출루에 성공한 그는 팀의 3-1 승리를 이끌며 다시 한번 핵심 타자 역할을 해냈다.
전날 마이애미전 무안타 부진을 곧바로 털어낸 이정후는 시즌 타율을 3할3푼1리까지 끌어올렸다. 리그 타율 선두와의 격차도 크게 줄이며 타격왕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2회 첫 타석에서 나왔다. 애슬레틱스 선발 애런 시베일의 실투성 커터를 놓치지 않은 이정후는 우중간 깊숙한 담장을 넘기는 대형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타구 속도 160.8km, 비거리 126.2m에 달한 이 홈런은 그의 메이저리그 개인 최장거리 홈런으로 기록됐다.
현지 중계진의 반응도 뜨거웠다.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 해설가 마이크 크루코는 “지금의 모습이 한국에서 MVP를 차지했던 이정후의 원래 모습”이라며 완벽한 적응을 높게 평가했다. 이어 메이저리그 환경과 상대 투수들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서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후 포스트게임 쇼에 출연한 리치 오릴리아 역시 “샌프란시스코가 영입 당시 기대했던 바로 그 선수”라며 극찬했다. 그는 홈런 자체보다 꾸준한 출루와 장타 생산 능력에 주목하며, 현재의 이정후가 팀 공격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은 홈런보다 더 깊은 인상을 남긴 장면도 있었다. 3회 수비에서 평범한 뜬공을 놓치는 실책을 범한 뒤 그 주자가 득점으로 연결되자 이정후는 이닝 종료 후 선발투수 로비 레이에게 직접 다가가 사과했다. 레이는 악수를 건네며 그를 격려했고,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고 8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다.
토니 바이텔로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 장면을 특별히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이정후가 얼마나 열심히 뛰는 선수인지 알고 있다”며 “실책은 순간적인 일이었지만 그 이후 보여준 태도는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레이가 실점을 최소화한 것도 중요했지만, 이정후가 책임감을 보인 장면 역시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6회에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 도루 과정에서 상대 내야수와 충돌하며 턱을 강하게 부딪혔다. 한동안 그라운드에 누워 통증을 호소했지만 결국 경기를 끝까지 소화하며 강한 투지를 보여줬다.
바이텔로 감독은 경기 후 이정후의 정신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인한 선수”라며 “좋은 타구를 쳐도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스스로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정신 승리를 하는 선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력으로는 리그 정상급 타자로 성장하고 있고, 인성으로는 동료와 감독의 신뢰를 얻고 있다. KBO리그 MVP의 위엄은 이제 메이저리그에서도 점점 더 강렬하게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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