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의 절치부심, 배정대가 다시 증명한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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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의 절치부심, 배정대가 다시 증명한 존재감
2경기 연속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배정대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보다 복잡한 감정이 먼저 스쳤다. KT 위즈 외야수 배정대는 긴 시간 이어진 부진과 주전 경쟁, 그리고 2군 강등을 견뎌낸 끝에 다시 자신의 이름을 증명하기 시작했다.
배정대는 지난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7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7-3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 안우진을 상대로 결승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린 데 이어 이틀 동안 5안타 4타점을 몰아치며 공격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이번 활약은 단순한 타격감 회복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배정대는 KT를 대표하는 중견수였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전 경기 출전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팀 외야를 책임졌고, 공수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2025시즌 타율 2할4리에 머물며 입지가 흔들렸고,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최원준이 합류하면서 주전 경쟁에서도 밀려났다. 시즌 58경기에 출전했지만 대부분 교체 출전에 그쳤고, 타석도 93차례에 불과했다.
배정대는 주전에서 밀려난 시간을 돌아보며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자신의 역할을 잃었다는 점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느끼면 선수로서 정체성이 크게 흔들린다"며 "주전에서 밀린 뒤 내가 어떤 방식으로 팀에 기여해야 하는지 스스로도 답을 찾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경쟁 상대를 향한 시선은 담담했다. 그는 "최원준은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생각했다. 누군가를 원망할 이유는 없다. 원준이는 원준이고 나는 나"라며 현실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길을 찾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결국 6월 말에는 1군 엔트리에서도 제외됐다. 11일 동안 퓨처스리그에서 자신을 돌아본 그는 타격 접근법부터 다시 바꿨다. 강한 타구를 만들겠다는 욕심 대신 배트 중심에 정확하게 맞히는 데 집중했고, 유한준 타격코치를 비롯한 코치진과 꾸준히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보완하는 데 힘을 쏟았다.
변화는 경기 중에도 이어졌다. 8일 경기에서는 첫 두 타석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자 더그아웃 뒤 실내 타격장에서 직접 스윙을 점검했다. 이후 5회와 7회 연속 적시타를 터뜨리며 곧바로 결과를 만들어냈다. 순간적인 감각이 아니라 준비와 수정이 만든 성과였다.
주전 중견수 최원준의 부상으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은 배정대는 다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만족하지 않는다. 배정대는 "거의 80경기 가까이를 벤치에서 보냈다. 두 경기 잘했다고 들뜨고 싶지 않다"며 "후반기에는 언제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하며 행복하게 야구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
짧지 않았던 시련의 시간은 배정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다시 찾아온 기회를 붙잡은 그의 방망이가 후반기 KT의 반등에도 중요한 힘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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