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기다린 NBA의 문, 라스베이거스가 이현중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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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기다린 NBA의 문, 라스베이거스가 이현중을 외쳤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여름 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은 한 선수의 이름을 연호했다. "리(LEE)!"라는 함성이 터져 나올 때마다 코트 위의 한국 선수는 자신 있게 슛을 던졌고, 공이 림을 통과할 때마다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미국 팬들이 한국 선수의 이름을 외치는 장면은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그 주인공은 이현중이었다. 2004년 하승진 이후 22년 동안 한국 선수에게 좀처럼 허락되지 않았던 NBA 무대가 다시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농구 집안에서 성장한 이현중은 어려서부터 남다른 재능을 인정받았다. 어머니 성정아 씨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리스트이며, 아버지 이윤환 씨는 선수 생활을 마친 뒤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뛰어난 신체 조건과 슈팅 능력을 갖춘 그는 국내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있었지만, 더 큰 무대를 선택했다.
전환점은 청소년 대표 시절이었다. 세계 강호들과 맞붙으며 압도적인 실력 차를 경험한 그는 스스로를 '우물 안의 개구리'라고 표현했다. 이후 2018년 호주 NBA 아카데미에 합류하며 본격적으로 NBA를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
미국 데이비드슨대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 시즌 야투 성공률 50%, 3점슛 성공률 40%, 자유투 성공률 90%를 모두 달성하는 이른바 '180클럽'에 가입했다. 이는 스테픈 커리도 이루지 못했던 학교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었다.
하지만 프로 진출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2022년 NBA 드래프트를 앞두고 발등 부상을 당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보여줄 기회를 잃었고, 결국 이름이 호명되지 않았다. 이후 G리그와 호주 리그를 거치며 꾸준히 기회를 노렸지만 NBA 계약은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은 그는 일본 B리그 나가사키 벨카로 무대를 옮겼다. 지난 시즌 3점슛 성공률 47.9%로 리그 정상에 오르며 팀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고, 플레이오프 MVP까지 차지했다. 한국 선수 최초의 기록을 연이어 세우며 자신의 경쟁력을 다시 입증했다.
그 과정에서 얻은 것은 기록만이 아니었다. 수많은 실패를 경험하며 정신적으로도 더욱 단단해졌다. 그는 스트레스를 "성장통"이라고 표현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가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올여름 분위기는 이전과 달랐다. 과거에는 직접 기회를 찾아 나섰지만, 이번에는 여러 NBA 구단이 먼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적극적으로 이현중 영입을 검토했고, 구단 내부에서도 높은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NBA 레전드 케빈 가넷도 자신의 SNS에 이현중의 플레이 영상을 공유하며 '코리안 커리'라는 별명과 함께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현지 팬들 역시 뛰어난 슈팅 능력을 높게 평가하며 같은 별명으로 그를 부르고 있다.
서머리그 초반에는 기대만큼 슛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나 코칭스태프는 꾸준히 신뢰를 보냈고, 유타전에서 그는 마침내 폭발했다. 22분 동안 22점을 몰아넣으며 3점슛 4개를 성공시켰고, 경기장에는 다시 한 번 "리!"를 외치는 함성이 울려 퍼졌다.
현지 언론은 이현중이 트레이닝캠프 초청을 받을 충분한 경쟁력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감독 역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수단 전체가 그를 응원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높은 신뢰를 드러냈다.
4년 전 브루클린 드래프트 무대에서는 끝내 그의 이름이 불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여름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수많은 팬들이 먼저 그의 이름을 외쳤다.
22년 동안 비어 있던 한국인 NBA 선수의 자리가 다시 채워질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제 이현중 앞에 남은 것은 꿈의 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이 적힌 계약서를 받아드는 마지막 순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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