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언론의 4-0 ‘올해의 순간’ 선정…베트남 팬 분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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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언론의 4-0 ‘올해의 순간’ 선정…베트남 팬 분노 확산
말레이시아 언론의 연말 선정이 동남아 축구 팬들의 공분을 샀다. 미국 스포츠 매체가 아닌 영국 커트오프사이드의 인용을 받은 영국 포츠머스 뉴스 사례와 달리, 이번에는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 ‘SNE 스포츠’가 귀화 서류 위조 스캔들로 얼룩진 베트남전 4-0 승리를 ‘2025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선정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말레이시아는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예선이 열린 지난해 6월, 홈구장 체이스 센터가 아닌 쿠알라룸푸르 예선전에서 베트남을 4-0으로 완파했다. 당시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던 김상식 감독은 4골 차 대패의 책임론 속에 경질 요구까지 맞닥뜨리며 거센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패배의 배경은 곧 전혀 다른 국면으로 흘렀다. 말레이시아축구협회(FAM)가 경기 직전 남미 출신 선수 7명을 기용하기 위해 진행한 귀화 과정에서 출생 증명서를 위조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베트남과 김 감독은 결과적으로 ‘피해자’였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서류 위조로 ‘가짜 국가대표’ 논란이 확산되자 말레이시아는 국제 팬들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았다. 그럼에도 SNE 스포츠는 CAS(스포츠중재재판소) 판결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순전히 경기 결과와 경기력 관점에서 베트남전이 2025년 최고의 경기였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해당 경기를 올해의 순간으로 꼽았다. 이 선택은 곧바로 역풍을 맞았다. 베트남 매체 ‘Z뉴스’는 1일 “말레이시아 언론의 베트남전 4-0 최고의 순간 선정이 팬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팬들의 반응은 거셌다. 베트남과 동남아 팬들은 CAS 판결이 말레이시아에 불리하게 나올 경우, 해당 경기가 0-3 몰수패로 뒤집혀 ‘올해의 순간’이 조롱거리로 전락할 것이라는 주장을 댓글로 쏟아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달 17일 서류 위조와 연관된 말레이시아 A매치 3경기를 0-3 몰수패로 확정 처리했다. 다만 베트남전 4-0 경기는 AFC 관할 경기라 몰수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FIFA의 선제 징계 이후 AFC 역시 유사한 수순으로 해당 경기를 몰수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베트남 팬들이 분노하는 지점은 단순한 패배가 아니다. 감독과 팀이 정당하지 않은 조건 속에 치른 경기의 ‘대패’를 조롱의 소재로 삼는 듯한 태도가, 축구가 지켜야 할 공정 경쟁의 가치를 정면으로 훼손했다는 인식이다. 기록과 감동의 순간을 기념해야 할 연말 선정이, 이번에는 ‘공정의 질문’을 남기며 2026년 시즌을 준비하는 동남아 축구계 전체에 묵직한 과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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