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주석, 1년 만에 증명한 반전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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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석, 1년 만에 증명한 반전의 가치
2024년 겨울, 하주석은 FA 시장의 냉기 속에 서 있었다. 한화와 체결한 계약은 1년 총액 1억1000만원. 보장 연봉 9000만원에 인센티브 2000만원. 10개 구단 단년 계약자들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낮은 조건이었다. 과거 팀의 주전 유격수이자 리더로 활약했던 선수에게 돌아온 현실은 냉정했다.
2020년대 들어 커리어는 순탄치 않았다. 음주운전 적발과 구단 징계, 그리고 자숙의 시간. 그 여파로 2023시즌 25경기, 2024시즌 64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2024시즌 성적은 타율 0.292, 1홈런, 11타점, OPS 0.743. 나쁘진 않았지만, FA 시장에서 매력을 증명하기엔 부족했다. 그럼에도 그는 FA를 신청했다. 도전 자체를 비난할 순 없었지만, 확신을 주기엔 물음표가 많았다.
구단의 방향성도 하주석에게 불리했다. 한화는 2024시즌 종료 직후 심우준을 4년 50억원에 영입하며 내야 수비 강화를 선언했다. 흔들렸던 내야 중심을 재정비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수비 안정이 최우선 과제였던 팀 구상에서, 하주석의 자리는 사실상 지워졌다. 2025시즌 개막을 앞두고 그는 주전이 아닌 ‘내야 유틸리티’로 출발해야 했다.
하지만, 진짜 승부는 그때부터였다. 2루는 주인이 없었다. 베테랑 안치홍, 이도윤, 황영묵도 확실한 존재감을 남기지 못한 자리. 하주석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2025시즌 95경기에서 타율 0.297, 4홈런, 28타점, 34득점, OPS 0.728, 득점권 타율 0.329. 시즌 후반기 47경기에서는 타율 0.314, 2홈런, 16타점으로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팀 전체의 타격 페이스가 떨어진 9월 이후에도 그의 배트는 살아 있었다. 김경문 감독도 결국 그의 이름을 라인업에서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가을, 그는 더 강해졌다. 포스트시즌 36타수 12안타, 타율 0.333, 4타점, 2득점. 승부가 무거워질수록 집중력은 올라갔고, 가장 빛나는 순간에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한화는 26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에도 우승 문턱에서 멈췄다. 그러나 하주석에게 2025년은 ‘배제’가 아닌 ‘증명’의 시즌이었다. 9000만원이었던 연봉은 이제 과거가 됐다. 이미 1억원 이상은 기정사실. 실제 인상 폭이 어디까지 도달할지가 이번 겨울 스토브리그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됐다.
개막전 주전 2루수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경쟁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안치홍의 키움 이적은 분명 호재지만, 스프링캠프에서 후배들의 도전을 완전히 잠재워야만 진짜 ‘풀타임 2루수’의 입지를 굳힐 수 있다.
하주석은 지금, 다시 출발선에 서 있다. 하지만 이번 출발선은 작년과 다르다. 혹독한 겨울을 지나, 스스로 만든 반전의 온기가 남아 있다. 이제 그는 한화의 반격과 함께,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번 완성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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